대한민국에서 직장맘으로 산다는 것
너무 지루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당사자인 저는 진짜 진지합니다.
지난 6월 육아휴직 후 회사 복귀 직전. 6살 첫째와 막 돌지난 아이 둘의 등하원을 도와주고, 제가 올때 까지 아이드을 맡아줄 이모님을 구하는 것을 시도한 적이 있습니다. 좋은 분을 소개받아 전화를 드렸지만 '아이가 둘'이라는 말을 들으시고는 페이를 묻지도 않으셨습니다. 또 다른 이모님은 아이의 나이차를 묻고는 "어려울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또 다른 분은 "일단 3일 해보고 결정하겠다"고 했습니다.
3일 동안 저는 이모님을 극진히(?) 모셨습니다. 아이의 등하원 길을 가르쳐 드리고, 목욕은 이렇게 시킨다...애들 간식은 이렇게 한다... 다 알려드리느라 거의 모든 일을 제가 하고 3일치에 해당하는 페이를 나름대로 두둑히 챙겨드렸는데..세번째 되는날 이런 저런 반찬을 잔뜩 해놓으시고는 "둘째를 유모차에 태우고 첫째를 데릴러 다시 가야하는 것은 너무 위험할 것 같아 못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아이돌봄 서비스를 연결해주는 구청에서는 첫째 아이 이모님, 둘째 아이 이모님을 각각 한분씩 구하는 것을 추천했습니다. 다만 두 분이 한 공간에 머무르는 것은 좋아하시지는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 이러니 대한민국의 합계 출산률이 0.78명에 머물 수 밖에요. |
|
|
저는 두바이 여행중입니다.
한국에서 사는 것이 아주 힘겨울 때도 많지만 해외여행을 다니다보면 때로는 대한민국 국민이어서 감사할 때가 많습니다. (저는 10년간 싱가포르, 중국, 오스트리아, 체코, 두바이 등에 거주했던 동생이 있는 곳을 방문하느라 이곳 저곳을 많이 다녔습니다.) 일단 여권 파워! 별도의 비자 없이 갈 수 있는 나라가 약 200여개 국으로 세계 2위이니 어디든 무사 통과입니다. 두바이 숙소에 머무를 때도 보통은 비자를 요구하는 데 한국 여권은 다른 서류를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유럽에서 독일 국경을 넘을 때 (제가 방문했을 당시 난민들이 독일로 대거 이주해 문제가 됐던 시기어서 그런지) 다른 나라의 사람들은 복잡한 절차를 겪었습니다.
진짜 하려는 이야기는 두바이 노동자들의 이야기입니다.
두바이는 정말 화려한 도시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163층의 빌딩(부르즈칼리파)이 있는 도시이며, 세계 3대 분수쇼(미국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호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몬주익 분수, 아랍에미레이트의 두바이 몰 분수쇼)가 펼쳐지는 곳이죠. 빌딩의 마천루만 보고 있어도 매일매일이 크리스마스이며, 연말같은 느낌이 듭니다. 부르즈칼리파를 주변으로 한 가장 중심 도시 외에도 야자수 나무 모양의 인공섬 팜 주메이라 등 아주 유명한 곳이 아니어도 높은 건물이 가득하면서도 바다를 끼고 있는 부촌이 아주 많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화려한 도심으로 출근하는 청소, 배달 등 저임금 노동자들의 월급은 50~60만원 정도인 사람들(때로는 그보다 낮은)이 많다고 합니다. 바로 주변국, 파키스탄이나 인도 같은 GDP가 낮은 국가의 국민들이죠. 이들의 인건비가 싸다보니 두바이는 마트에도, 거리에도, 공사장에도 단순 노동을 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습니다. (마트에서 계산한 물건을 봉지에 담아 주는 사람, 쇼핑몰 회전문 앞에 서있는 사람, 빌딩 수영장에서 객실 호수를 묻는 사람, 이미 깨끗한 도로를 청소하는 사람 등등) 이 화려한 도시의 서비스 퀄리티를 이들이 높여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
|
24살 우간다 내니와의 만남
동생 부부는 둘다 직장을 다니기 때문에 아이를 키워줄 보모가 집에있습니다. 두바이에서는 흔한 일입니다. 보통 영어를 쓰는 나라의 사람을 구하니 아이가 한국어와 영어를 모두 잘합니다. 아이도 키우지만 집안일도 돕습니다. 보모에게 숙식을 제공하고, 별도의 월급을 주는데 우리나라에서 9시-6시 출퇴근 이모님 비용의 약 5분의 1수준입니다. 거주 이모님의 10분의 1수준도 안되는 정도죠. 처음으로 드는 생각은 '정말 부럽다' 였습니다. '그 비용으로 아이도 키우고, 집안일도 할 수 있다면......우아...대박!' 그리고 두번째로 든 생각은 어린 내니에 대한 생각이었습니다. '그 월급을 받고 이 비싼 도시에서 어떻게 살지?' '가족들은?'........
동생집의 내니는 우간다 출신의 24세입니다. 동생을 키워본 경험, 이모의 아이 셋을 키워본 경험이 있습니다. 그 이모가 추천해 두바이에서 일을 하게 됐는데 면접 당시 두바이에 오기를 간절하게 바랐다고 합니다. 두바이에 올 때 처음 비행기를 타본 24세 내니는 우간다 정부가 비자를 내주지 않아 초청비자로 겨우 비행기를 탔고, 그나마도 공항에서 뇌물을 요구하는 사람에게 세시간동안 잡혀있다가 월급의 1.5배에 해당하는 돈을 겨우 빌려서 두바이행에 올 수 있었답니다. 공항에서 뇌물을 요구하는 나라의 경제사정이란 부연설명 없이도 상상이 가시죠? |
|
|
언니는 왜 우간다에서 태어났어? 이런 상황을 모르는 6세 딸이 '언니는 왜 우간다 사람이야?'하고 물었습니다. 내니는 "태어나니깐 우간다 사람이었어"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저는 그 말이 왜 이렇게 슬픈지 화려한 도시속에서 몇날 며칠을 생활하면서도 계속 그 이야기가 맴돌았습니다. 동생들이 공부를 하고 싶어해 두바이에 오게 됐다는 24살의 내니를 보면서 '아, 한국 사람이어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아주 여러번 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또 다르게 생각해보면 그녀의 삶도 그 나라에서는 아주 성공한 삶입니다. 국민들의 평균 월급의 10배 이상 외화를 벌어서 자기의 나라로 보내주고, 동생들은 훌륭한 언니 덕에 공부를 할 수 있고, 본인은 세계에서 제일 화려한 도시에서 살고 있으니까요. (개인적으로 동생 부부를 만난 것도 운이 아주 좋은 케이스라고 생각합니다^^) 큰 결심을 하고 타지 삶을 결정한 그녀가 두바이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고국에서는 더욱 더 의미있는 삶을 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
|
이번주 플레이코노미!
각국의 GDP(국내총생산) 순위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면 어떨까요?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GDP(국내총생산)순위 상위는 미국, 중국, 일본, 독일, 인도 순입니니다. 한국은 1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 아랍에미리트 29위, 우간다는 90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GDP는 우간다 GDP의 약 37배이고, 아랍에미리트는 우간다의 약 11배입니다. 왜 이렇게 GDP에 차이가 있을까요? 아이들과 함께 이유를 찾아보면서 이야기를 나눠보는건 어떨까요?
그리고, 오늘이 올해 마지막 근무일이실 분들이 많을 것 같아 이번주 메일은 목요일에 발송합니다! 올해 한해 마무리 잘 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에 더 재미있는 이야기들로 찾아오겠습니다.
|
|
|
|